좌충우돌 내 손으로 자동차 팔기 (2)

'좌충우돌 내 손으로 자동차 팔기 (1)' 에 이어서...

3. Corresponding to emails

과연 사람들이 광고를 보기는 했을까 하는 궁금증에 잠이 깬 아침.
이메일을 확인해 본 그녀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밤 10시가 넘어서 올린 포스팅에 열통에 가까운 이메일이 와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는 인삿말과,
주중에는 8시 이후에나 그리고 주말에는 약속에 따라서 아무 때나 차를 와서 직?볼 수 있다는 답신을 일일이 보냇다.

메일을 읽어보면서 대충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혹시 차를 팔게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잠재적' 고객의 유형을 그들의 매일과 함께 내 나름대로 분류해 보자.


1. 무지막지형
"Hi ! This is with reference to your ad posted in CL for the sale of Nissan Centra 99 model.on 17 July. I would like to offer $ 4100.00 If it sounds u good then shoot me an e mail......"

일단 깎고 시작하자는 이런 부류의 사람과는 거래 자체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 아마 이런 사람은 딜러일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며 흥정을 하자는 사람은 일단 흥정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 기선제압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흥정의 의사가 있을때에나 해당하는 일. 상대방을 잘못 보셨어요! 찔러나보자라는 식의 고객에게는 답장도 없이 그냥 무시하기로 결정.

2. 똑순이 형
"Hello there, Interested in your Sentra as a first car for my teenage daughter. I'm a serious buyer and need some info about the maintenance records for this vehicle. Do you have any? When was it last serviced? Did you do a 60,000 miles service? Also, is it a clean or a salvaged title?

I live in XXX XXXXX, about 40 minutes from Sunnyvale, but I will not hesitate to come over for a test drive. Please respond ASAP, I need a car fast. Thank you"

예의 바르면서도 꼼꼼한 이 아주머니는 아주 적절한 질문들을 던졌다. 결국에는 모두다 답 해 주어야할 질문이었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마구 쏟아내시면, 흠... 어쩌면 십대의 딸을 둔 이 아주머니와는 아주 지리한 흥정을 해야할 지 도 모른다는 염려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자신 없음. 일단 답장 유보.

3. Mr. in-a-hurry
"... Very interested in your car and ready to buy it immediately provided I like it after the test drive. Please let me know your contact number and exact location so that we can fix a time to see it today. Pls confirm - does the car have a clean title? Are you the first owner?"

미국에 오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이 사람은 당장에 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장에라도 차를 사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은 몇시간도 되지 않아서 답장을 해달라는 두번째 메일이 확인해 주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비교적 수월하게 차를 팔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속이겠다는 말이 아니다. 결코 상대를 속여 기대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나는 단지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을 뿐이다. 당장에 답장을 보냈다.

4. Mr. Please
"My bucket just broke down and I'm in big need of a car. Will you please take my offer $3,500 i do have the cash on hand and ready to make the deal happen. I also wish to have a little more to ofer but I live check to check and have two kids to support. Please let me know if you will take my offer. Thanks you i appreciate your time!!!"

가격에서만 보자면 '무지막지'형보다도 더 잔인 무도한 bashed price를 제시한 이사람은 자신의 의도한 바 나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는 실패하고 대신 웃음을 선사했다. 자신의 카메라를 매물로 내 놓았던 J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했는데 어쩌면 동일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어려운 사정은 백번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의 차를 알아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그 가격에 차를 주기에는 힘들겠다는 말과 행운을 빌어주는 답장으로 대신했다.

5. Mr. and Mrs. in-general
'일반형'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나 보낼 수 있는 고만 고만한 메일들을 보내왔다. 동일한 내용에 이름만 바꾸어 넣어 답장을 보냈다.


요즘의 큰 추세는 사람들이 carfax.com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의 VIN을 물어보거나 carfax 기록이 있는지를 물어왔다. 또한, 차의 첫번째 주인인지도 많이들 궁금해 했다.  혹시 차를 팔 계획이 있다면 참고 해 둘 만 하지 싶다.

--

일단 답장을 보내기 시작하니 또 다른 메일들이 오기 시작한다.
차를 보러 가고싶은데 어디로 찾아가면 되겠느냐?
언제가 좋겠느냐?  오늘은 어떠냐? 내일은 어떠냐?
주말에는 언제가 좋겠느냐?
...
머리가 아파오고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이사람이 저사람 같고, 저사람이 이사람같다.
나는 절대 세일즈맨은 되지 못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좋은 가격에 차를 팔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심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람들은 Mr. in-a-hurry와 처음 차를 사려고 한다는 같은 학교 학생.  Mr. in-a-hurry는 당장 그날 저녁에 차를 보러 오기로 했고, 그 학생과는 이틀 후 오후에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녁에 차를 보여주기로 했으니 미리 좀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녀와 나는 조금 일찍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답장을 했던 한 사람이 곧 차를 보러 오고 싶다고 했다.
8시에 약속이 하나 있으니 그 전에 온다면 괜찮다고 했고
그는 당장 오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일이 이렇게 빨리 진행되자
그녀와 나는 약간은 당황했다.
하지만, 빨리 판다고해서 우리도 좋으면 좋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의자에 걸터 앉아 잠시 기도를 했다.
이제 손님들을 치루는 일만 남았다.

by studio6 | 2006/07/21 14:25 | Locus of Life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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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tudio6 Duetto at 2006/07/24 02:35

제목 : 좌충우돌 내손으로 자동차 팔기 (3)
좌충우돌 내 손으로 자동차 팔기 (2) 에 이어... 4. Meet the folks 시간이 가까와오자 왠지 불안해 지는 그녀와 나. 행여나 차에 뭐 더러운 것이라도 묻었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여기 저기 차의 안과 밖을 둘러보았다. 먼저 도착한 사람은 Santa Clara에 산다는 인도 사람이었다. 자신을 도와......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7/22 06:49
요 얼마전 craig's list에 관한 안좋은 뉴스가 있었던데..
좋은 새주인에게 'million dollar car' 잘 보내 주시길 빌어요. :)
Commented by 듀얼배드가이 at 2006/07/22 15:20
힘내십쇼 ^^;
Commented by studio6 at 2006/07/23 00:42
Charlie/ 실은 이미 떠나 보낸걸요... ^^

배드가이/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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