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에 대한 단상

볼 일도 좀 있고해서 간단하게 한국 분식집에서 저녁을 사먹기로 했다.

메뉴판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저는 콩국수로 주세요.'하고 주문을 넣었다.

'혹시나 그 맛을 잊지는 않았을까?'하는 걱정같지 않은 걱정을 잠시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는 좀 있다가 큼지막한 그릇의 콩국수가 내눈에 들어온다.  뽀오얀 콩국, 그 안에 또아리를 튼 국수, 그리고 얇게 채썰어 얹어진 오이.  얇게 저민 빨간 딸기 한 조각이 생뚱맞기는 했으나 그래, 내가 기억하던 그 콩국수같은 모습이다.

콩국수를 가져다 주신 아주머니는 직접 콩을 갈아 만들었다고 확인을 해주셨고, 소금을 너무 많이 넣지는 말라는 당부까지 하셨다.

면을 저어 콩국과 조금 섞어주고는 그릇째 들어 콩국을 한 입 들이킨다.
아무 맛도 없는 듯한 콩의 담백함이 그 첫 맛.

이번에는 소금을 조금 넣어 다시 국수를 저어주고는
국수를 한 젓가락 입에 밀어 넣는다.

오물 조물...

'맛있다!'

적당히 짭짤한 맛이 도는 국수와 콩국이
기억하는 그 맛 그대로다.
--



콩국수에 대한 단상.

미국와서 처음으로 먹어본 콩국수.
그러니까 8년 만에 먹어보는 셈이다.

콩국수를 생각하면
나는 늘 할머니가 그리워진다.

ps.
콩국수 한 그릇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걸 먹는데 8년이란 세월이 걸렸을까?  그 이야기는 나중에...


by studio6 | 2007/08/30 00:15 | Locus of Life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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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tudio6 Duetto at 2007/09/05 06:51

제목 : 선입견
(지난 수요일에 목요일(8/30)에 글쓰기를 시작해 오늘 (9/4)에야 올린다.)'콩국수에 대한 단상' 에서 말을 꺼내 놓았지만내가 이국땅에서 콩국수를 먹기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은 전적으로 아주 주관적인 '선입견' 때문이다.사람마다 그 취향과 입맛이 다른 것이 그 생김새 만큼이나 다양한 법.나라는 사람의 음식에 대한 취향은 '한국 사람이니 기본적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꼭 그것만을......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8/30 16:58
8년이나.. 생각해 보면 저도 요 십몇년간 두번 먹었군요.. 좋아하는데도 말이지요..
(아니.. 좋아한다면서 두번밖에 안먹었다는 말도 이상하네요..)
studio6님의 이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Commented by 보리 at 2007/08/30 23:50
저도 콩국수하면 할머니 생각이 나요. =)
(저는 plain 두유 사다가 몇번 국수 말아서 먹었었어요. 저희 집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맛이 나라구요. 콩이나 두부를 약간 갈아서 넣으면 국물이 좀 더 진해진대요.)
Commented by studio6 at 2007/08/31 15:40
Charlie/ 아마도 그럼 Charlie님도 저와 비슷한 이유였을까요? =)

보리/ 콩국수와 할머니의 함수관계는 무엇일까요. 두유를 이용해서 그런걸 할 수 있는 거군요! 이래서 사람은 창의적이어야한다니깐요... =)
Commented by 동선 at 2007/09/13 04:58
난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서 먹어요... 훨씬 맛남... ㅋㅋ
Commented by dp at 2009/10/07 15:37
우린 설탕을 넣어 먹는다는 답글을 달려고 보니,
여기에 답글을 달았었구나...
벌써 2년 전에 단 답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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