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umentary: Waiting for Superman

미국의 공교욱 시스템의 문제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그녀가 함께 보자고 처음 권했을 때 나는 이게 무슨 육아와 관련된 다큐인가 했었다.  뭐랄까, 슈퍼맨과 같은 아빠되기 뭐 이런건가하고 살짝 겁도 먹었더라지.

두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를 보고 느낀 점 몇가지를 짤막하게 적어보자면,
첫째, 미국 공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교육에의 열정이 식어버린 일단의 선생님들이다.  마치 뜨겁게 타오르던 첫사랑의 기운이 식어버린 것처럼...  가르치지 않는 선생님 앞에 아무리 열정있는 학생들이 앉아있으면 무슨 소용일까...  이제 한국을 떠나 지낸지도 어언 십년이 지났으니 한국의 공교육 현실을 잘 모른다 치고 말해보자면, 그래도 적어도 선생님들의 '선생님됨'은 아직까지는 한국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둘째, 일종의 딜레마.  미국 교육 시스템의 개선(영화에서는 reformation이란 말로 표현되고 있었다)을 위해서 'effective teacher (이것 역시 영화에서 사용된 단어였는데 결국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이해되었다)'에게 무언가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것은 tenure를 통해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 유지와 그를 위한 정치적 로비에만 골똘해 있는 거대 교육자 노동 조합의 전횡에 맞서는 하나의 방법로 제시되었다 (영화에서는 이 역시 노조의 심한 저항에 부딫히는 것으로 표현된다).  

내가 이것을 딜레마라고 여겼던 것은 아마도 교육의 영역이 가지는 독특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란 표현이 그 딜레마를 간단히 설명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예전에 한국에서 전교조가 생길 당시 일단의 사람들이 '어떻게 선생님이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부르냐'며 전교조 설립을 반대했을 때의 논리와 그 궤 (방향은 정반대이긴 하지만)를 같이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교육 시스템은 온전히 자본주의적이지도 못하고, 또 그렇다고 그 대척점에 서있는 것도 아닌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혹은 속하지 않는 영역인듯 싶다.  이런 독특성이 교육이란 영역에의 자본주의적 접근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싶었다.

셋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나의 지난 학창 시절의 경험 때문이기도 하고 또 언젠가 영화 속에 그려진 그 교육 시스템에 우리의 아이들을 밀어 넣어야 할 지 도 모른다는 씁쓸함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든 첫 생각.
소위 더 좋은 자녀 교육의 기회를 좇아 '기러기' 아빠 생활을 자처하고, 또 하려고 하는 한국의 부모들이 먼저 이 영화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s.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떤 형식의 '제도권' 교육이 효서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일까 종종 고민한다.  이 글은 그 고민의 연장선 상에서 적은 주관적인 생각이다.  적어도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내가 겪었던 '부정적'인 교육 경험으로 효서를 밀어 넣고 싶지는 않다.  그것이 한국이던 미국이던 또 다른 어디건 간에.

by studio6 | 2011/09/08 13:30 | Random Thoughts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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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drianus at 2011/09/09 09:14
괴를 같이한다 >> 궤를 같이한다.

죄송합니다. 좋은 글인데 가운데서 너무 거슬려서요;
Commented by studio6 at 2011/09/09 14:47
감사합니다. 지적해 주신 것은 고쳤네요. 갈수록 우리글을 잊어버리고 있어 창피해지넹.
Commented by 꼼셩꼼셩 at 2011/09/09 13:11
한 번 보고싶네요. 교육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흔하지 않으니까.. 어디서 볼 수 있는걸까요? ㅎㅎ
Commented by studio6 at 2011/09/09 14:52
amazon.com이나 iTunes을 통해 보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무르쉬드 at 2011/09/09 15:00
친척들이 애기하는 걸로 듣자면 한국의 교육자들도 열정이 식은 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다큐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루트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튠즈의 동영상 서비스는 한국에서 못하니깐요..
Commented by studio6 at 2011/09/09 17:31
이곳에서 이제 막 dvd로 출시 되었으니 어쩌면 조만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아이튠즈의 동영상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는건 처음 알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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